어린 시절, 나는 동물을 무척 좋아했다. TV 속에서 보던 초원의 사자, 정글의 원숭이,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까지. 그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,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.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꿈일 뿐이었다. 그저 책과 다큐멘터리로만 접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.그러던 어느 날, 나는 생애 처음으로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기회를 얻었다. 수의대 입학을 앞두고 동물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.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사람들에게는 구경하는 곳이지만,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. 그곳에서 나는 내가 막연히 꿈꾸던 동물들과의 교감을 현실로 경험할 수 있었다.그러나 막상 동물들을 눈앞에서 마주했을 때, 나는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감정을 느꼈다. 동물들은 생각보다 크고, 생각..
우리 집 반려견이 나이가 들었다. 예전에는 현관문을 열면 누구보다 먼저 뛰어나와 반기던 녀석이 이제는 조용히 고개만 들고 나를 바라본다. 언젠가부터 계단을 오를 때 한참을 망설이기 시작했고, 산책을 나가도 금세 숨을 헐떡이며 쉬고 싶어 했다. 이 녀석이 늙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.나이가 든 반려견을 돌보는 일은 단순히 건강을 챙기는 것을 넘어선다. 보호자의 심리적 준비도 필요하고, 무엇보다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들을 소중히 보내는 태도가 중요하다. 노령견의 삶을 존중하면서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보살핌일 것이다.노령견과 함께하는 시간, 더 깊어지는 유대감강아지는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늙는다. 함께한 시간이 길수록 가족 같은 존재가 되지만, 그만..